CONTENTS

CONTENTS

생생한 정보를 통해 고객과 소통합니다

[리뷰]디지로그 시대 선언

작성일 2019-02-20 16:25

본문

 

 

 

 


 

 

CD 시대가 저물고 PC 또는 뮤직 서버 그리고 스트리머로 디지털 음원을 즐기던 시절이 도래했다. 나는 누구보다 먼저 CD를 버리고 정들었던 트랜스포트와 DAC를 미련 없이 내보냈다. USB DAC를 구입해 이런저런 케이블 튜닝 및 CD 리핑을 시작했다. 당시 오천장이 넘던 라이브러리를 정리하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었지만 USB DAC로 PC와 함께 음악을 듣는 일은 재미있었다. 트랜스포트를 구입할 예산을 아껴 DAC에 올인하는 것이 음질적으로 더 나을 것이라 자신했다. 그러나 계속해서 끝 간 데 없이 높아져 가는 DAC의 스펙에도 불구하고 어느 시점부터 디지털 음원 재생에 대한 흥미는 반비례하며 떨어져갔다.

 

 

디지털 사운드에 대한 반감은 아날로그 턴테이블 시스템에 대한 관심을 불붙게 만들었다. 새로운 턴테이블을 들이고 저출력 MC 중 다이나벡터 등 쓸 만한 것들로 업그레이드를 단행했다. 누가 리마스터링했는지도 잊은 채 듣던 음원과 동일한 앨범을 LP로 다시 듣는 일이 반복되면서 디지털의 방향이 과연 옳은 일인지 의심하곤 했다. 시간이 흘러 뮤직 서버와 스트리머가 몇 차례 집을 거쳐 갔고 그렇게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병행해가며 각자의 장, 단점을 이해하고 타협해갔다.

 

 

하지만 어느 날 내개 다가온 아날로그(Analog)라는 간결한 이름의 DAC는 내가 가지고 있던 디지털 사운드에 대한 선입견을 날려버렸다. 매우 날렵한 섀시에 후방엔 옵션 모듈을 꼽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당시 MSB 테크놀로지라는 메이커는 구면이었고 그리 선호하는 메이커가 아니었다. 과거 Link DAC라는 모델이 상당한 인기를 누렸었지만 실제 들어본 소리는 무색무취에 증류수처럼 재미없는 소리를 내주었다. 상급 플래티넘 DAC 또한 뭔가 커다란 감흥을 남기진 못했다. 그러나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MSB는 달랐다. 매우 고운 소릿결과 청감상 높은 SN비는 물론이며 그 이름처럼 아날로그의 색채로 가득했다. 디지털의 거칠고 흔들리는 초점, 잔상은 말끔히 사라져있었다. 말 그대로 디지털 기술로 재생한 아날로그 사운드의 진수였다.

 



 

 

셀렉트, 레퍼런스, 프리미어 그리고 디스크리트

 

 

이번엔 디스크리트(Discrete)다. 셀렉트와 레퍼런스 DAC의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MSB에선 두 종의 신형 DAC를 내놓았다. 현존 최고 수준의 SN비와 함께 최고 수준의 가격표로 세간을 놀래킨 MSB는 뒤이어 레퍼런스 DAC를 내놓으면 하이엔드 DAC 부문의 최강자 반열에 올랐다. 과거 dCS나 세타, 와디아, 메르디안의 그늘에 가려져있던 그들이 아니었다. 이젠 명실상부한 레퍼런스 하이엔드 DAC의 산실로서 인정받고 있다. 그 이유는 아무래 R2R 래더 DAC를 만들어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메이커라는 점에서 시작한다. 디지털 초창기 필립스가 TDA1541 등을 내놓으면서 멀티 비트 DAC의 메인스트림 장악을 꾀했지만 이후 멀티 비트 R2R 래더 덱은 델타 시그마 칩셋이 자리를 내주면서 단 몇 개의 메이커만 R2R 방식을 고수했다. 수율이 낮고 많은 제조 단가가 높은 R2R 방식은 자본과 효율의 논리에 의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MSB는 이 분야 단 몇 개 하이엔드 디지털 메이커만 만들 수 있는 DAC를 직접 개발해냈고 이를 그들은 하이브리드 DAC라 불렀다. 셀렉트 DAC에는 무려 여덟 개, 레퍼런스 DAC엔 네 개를 탑재했다. 디스크리트와 프리미어 DAC가 새롭게 출시된다는 해외 소식을 접했을 때 MSB는 하이브리드 DAC 모듈이 아닌 프라임 DAC 모듈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하이브리드 DAC의 트리클 다운 모델로 프리미어엔 네 개를, 디스크리트 DAC엔 두 개를 사용한다고 했다. 그러나 모두 풀 밸런스 타입 설계가 가능한 모듈이기에 디스크리트만 해도 상당히 기대가 컸다.

 



 

 

디스크리트 DAC & 싱글/듀얼 전원부

 

 

 

 


 

최신 R2R 래더 DAC 모듈 탑재

 

디스크리트 DAC는 MSB 테크놀로지의 설계 패턴을 그대로 이식받았다. 모듈화는 그 설계 철학의 중심을 가른다. 우선 가장 중요한 DAC 칩셋을 예를 들어보자. R2R 래더 DAC 칩셋은 앰프를 예를 들면 집적 칩셋을 사용하지 않고 모두 트랜지스터와 저항 등으로 풀어서 제작한 풀 밸런스 디스크리트 앰프와 같다. 많은 소자를 소비해야 하고 기판이 커지며 열이 나는 비효율적 설계지만 음질만큼은 집적 칩셋을 사용한 것을 상회한다. R2R 래더 DAC 도 PCM 1704 및 아날로그 디바이스에서 만든 상용화된 칩셋들이 있다.

 

 

그러나 MSB는 래더 DAC를 독자적으로 제작해버렸다. 여타 많은 R2R 하이엔드 DAC들의 내부에서 수많은 저항을 볼 수 있지만 MSB는 모듈화시켜 전기적 간섭으로 인한 노이즈를 줄였다. 디스크리트 DAC에서는 프라임(Prime)이라고 이름 붙인 R2R 래더 DAC 모듈이 총 두 개 적용된다. 채널당 한 개로 프리미어에 비해 절반으로 줄였지만 여전히 +와 –신호를 분리한 풀 밸런스 구조다. 단 두 개의 고성능 R2R 래더 DAC 모듈을 통해 MSB는 PCM은 물론 DSD까지 네이티브로 입력, 변환이 가능한 점도 MSB 디지털 기술이 얼마나 진보적인지 알려주는 대목이다.

 



 

다양한 옵션 모듈

 

 

MSB의 다양한 옵션 모듈

 

두 번째는 옵션 사항에 대한 모듈화다. 옵션이라고 하면 추가 비용에 대한 부분 때문에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시키려는 의도처럼 비칠 수도 있고 과거 하이엔드 메이커들이 그런 점을 활용해 가격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MSB의 경우 매우 합리적인 구성을 취하고 있다. 제대로 만들어 공급하되 필요 없는 부분은 빼서 꼭 필요한 유저에게만 옵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기본적으로 동축, AES/EBU 및 두 벌의 광입력을 받고 RCA 및 XLR 출력을 제공한다. 참고로 워드 클럭 싱크 출력단이 마련되어 있는데 그리 뛰어나지 않은 클럭을 사용한 뮤직 서버를 사용한다면 MSB의 클럭과 동기화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MSB Renderer

 

MSB가 옵션 사항으로 마련한 모듈은 매우 다양해 사용자의 디지털 소스기기 환경에 맞게 최적의 시스템으로 셋업 가능하다. 예를 들어 쿼드 레이트 DSD 및 MQA에 대응하는 USB 입력 모듈 그리고 네트워크 스트리밍을 위한 렌더러를 옵션으로 마련해놓고 있다. 아마도 이 두 개의 모듈은 사실 옵션이라기보다는 필수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 외에도 프로 ISL 모듈이 눈에 띄는데 이는 MSB 트랜스포트와 연결하기 위한 전송 프로토콜로서 동축, AES/EBU 등의 인터페이스보다 훨씬 더 뛰어난 음질을 선사하므로 MSB 트랜스포트를 사용한다면 이것 또한 필수다.

 

 

Discrete Power Supply

 

또 하나 전원부가 눈에 띈다. 프리미어 DAC 등 상위 DAC가 풀 사이즈 전원부를 제공하는 것과 달리 디스크리트는 하프 사이즈의 분리형 전원부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상위 모델처럼 리니어 타입으로 크기는 작지만 동일한 설계 패턴을 보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추가로 하나를 더 적용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디스크리트 DAC 내부의 디지털 섹션과 아날로그 섹션에 공급되는 전원을 각각의 디스크리트 전원부가 공급하게 된다. 가장 이상적인 시스템이며 실제로 비교 시청 결과 듀얼 전원부를 적용했을 때 미세 다이내믹스와 포커싱 등에서 성능 상승을 명확히 감지할 수 있었다.

 



 

 

셋업 & 리스닝 테스트

 

 

선명한 LED 디스플레이는 시인성이 뛰어나며 시야각 또한 넓어 사용할 때는 물론 세팅 메뉴를 조작할 때도 무척 편리하다. 한편 LED 디스플레이가 음질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또한 MSB는 알고 있고 이를 위해 전기적 간섭을 최소화하는 형태로 설계했다. 테스트 시스템은 프리앰프에 오디오 리서치 레퍼런스 10 하이브리드 진공관 프리앰프와 댄 다고스티노 프로그레션 모노블럭 파워앰프 그리고 YG 어쿠스틱스의 신형 헤일리 2.2로 구성했다. 더불어 노도스트의 발할라 인터케이블 두 조와 발할라 스피커케이블 등을 사용한 것이 눈에 띄었다. 시청 공간의 GLV 메인 시청실로서 종종 테스트를 위해 들르던 공간이라 테스트가 용이한 편이었다.

 

 

Aoi Teshima - The Rose

The Rose ~I Love Cinemas~

 

아오이 테시마의 ‘The Rose’(16/44.1, WAV)를 재생하자 마치 중앙 음향판에 총성과 함께 검은 구멍이 뚫린 듯 보컬 코커싱은 정확히 정중앙 무대를 관통한다. 피아노의 배음은 깨끗하면서도 배음 구조를 절대 해치지 않아 온전히 음악을 살려내고 있다. 과도한 해상력과 SN비를 외치지만 음악적 감흥이 날아간 DAC들 사이에서 MSB는 유독 빛난다. 효과음이 아니라 음악을 음악답게 만들어주는 배음이 확실히 유려하게 살아나는 소리다. 종종 래더 R2R DAC를 두고 델타 시그마 DAC에 비해 해상력을 떨어지지만 이른바 음악성이 좋다는 담론에서 MSB는 예외다. MSB는 멀티 비트와 싱글 비트 등 더 이상 이론적 기반을 통해 음질적 차이를 논하는 진영 논리가 통하지 않는 음질의 DAC를 만들어내고 있다.

 

 

Lalo Schifrin - Ice Pick Mike

Bullitt

 

이어서 랄로 쉬프린의 영화 음악 중 [Bullitt]에서 ‘Ice Pick Mike’(16/44.1, WAV)를 재생하면 타악과 관악이 자유롭게 움직이며 공간을 어지럽힌다. 그러나 얽히고설킨 이 여러 악기의 실타래를 MSB 디스크리트는 모두 풀어서 가지런히 재조합한다. 여러 색상의 실타래는 단 한 터럭의 왜곡도 없이 고유의 음색을 펼쳐낸다. 더럽혀지지 않은 고유의 음색을 면밀히 풀어내는 분해력은 상당히 뛰어나지만 거칠고 얇게 흩어지거나 갈라지는 느낌이 없다. 마치 아주 미세한 타악의 물결이 띠를 이루면서 이동하는 듯한 모습에선 첨예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디지로그 사운드를 펼쳐 보인다.

 

 

Jerusalem Quartet

Schubert: Der Tod und das Mädchen

 

살얼음 위를 거니는 듯 조심스럽게 현을 누르는 긴장감. 그리고 그 위로 서서히 고조되는 적요한 멜로디. 예루살렘 쿼텟의 ‘Death & The Maiden’(16/44.1, WAV)를 들어보면 연주자의 숨소리마저 음악과 하나 되어 비장미로 승화한다. 예쁘게 조작하거나 또는 둥글게 단점을 미화시켜 뭉개버리는 오류도 범하지 않는다. 녹음 그대로의 핵심 정보를 흔들림 없이 표현해낸다. 그렇다고 스튜디오 모니터 같은 느낌의 DAC와 혼돈해선 안 된다. 건조하거나 심심한 재생음보다는 고급스럽고 음악적 뉘앙스가 곳곳에 깊게 침투한 사운드다.

 

 

Thierry Fischer, Utah Symphony Orchestra

Symphony No. 1 in D Major "Titan": IV. Stürmisch bewegt (Live)

Mahler: Symphony No. 1 "Titan"

 

DSD 재생음은 PCM과 정확히 대비되면서 DSD만의 미묘한 입자감과 꽉 들어찬 밀도감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베스트는 SACD에서 들을 수 있었다. 레퍼런스 트랜스포트를 프로 ISL 방식으로 전송해 재생하자 새로운 차원의 사운드 스펙트럼 속으로 진입한다. 예를 들어 레퍼런스 레코딩에서 출시한 유타 심포니의 말러 1번 4악장을 들어보면 압도적인 정보량에서 오는 밀도감 그리고 청감상 매우 높은 SN비 등이 눈에 띈다. 무대는 좀 더 깊게 형성되어 안정감이 높아지고 더 정숙한 사운드 스테이징을 맛볼 수 있다. 특히 총주에서 묵직하게 밀려오는 타격감과 펀치력의 홍수는 자리에서 좀처럼 일어서지 못할 만큼 깊은 여운을 남긴다.

 



 

 

총평

 

 

디스크리트 DAC 위엔 프리미어 그리고 그 위엔 레퍼런스와 셀렉트 등 기라성 같은 모델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 슬림한 막내 디스크리트 DAC는 형제와 아버지, 어머니들로부터 매우 뛰어난 DNA를 모두 물려받은 듯 MSB의 디지로그 사운드를 웅변한다. 타사 제품들이 상위 모델 개발 이후 하위급엔 핵심 기술을 물려주지 않고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는 것과 대조적이다. 깜짝 놀랄만한 사실이 있다. 이번 리스닝 세션은 디스크리트 DAC 앞단에 오렌더도 아니고 레퍼런스 트랜스포트도 아니며 룬(ROON)의 백만 원대 뉴클리어스 코어를 사용해 대부분 진행했다는 사실이다. 덕분에 더 상위 음원 트랜스포트를 사용했을 때 음질은 상승 여지가 충분히 더 많이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디스크리트 DAC는 R2R 래더 DAC이냐 아니냐는 이제 무의미한 반열에 올랐음을 증명하며 디지로그 시대를 선언하고 있다. 디스크리트 DAC는 1만 불대 그저 그런 식상한 DAC를 뛰어넘어 압도적 레퍼런스 DAC로 자리 잡을 것이다.

 

 

Written by 오디오 칼럼니스트 코난

 


Specifications

Supported Formats (Input dependent)

44.1kHz to 3,072kHz PCM up to 32 bits

1xDSD, 2xDSD, 4xDSD, 8xDSD

Supports DSD via DoP on all inputs

Digital Inputs

1x RCA Coaxial

1x XLR

1x Word-Sync

2x Toslink

2x Advanced isolated input module slots

XLR Analog Outputs

3.57Vrms Maximum

300Ω Balanced

Galvanically isolated

Volume Control

1dB steps (Range 0 - 106).

Volume Control can be disabled in the menu.

Display

Discrete LED audio clock synchronous display

Adjustable brightness and auto-off feature

Controls

Isolated RS-232

IR Remote

Front panel interface

Chassis Dimensions

Width:17 in (432 mm)

Depth:12 in (305 mm)

Chassis Height (Without Feet):2 in (51 mm)

Stack height:2.65 in (68 mm)

Weight:18 lbs (8.2 kg)

Shipping Dimensions

Width:in ( mm)

Depth:in ( mm)

Height:in ( mm)

Weight:lbs ( kg)

Included Accessories

User Manual

MSB Remote

USB charging cable

4X Spiked feet

4X Plastic foot inserts

Total 57건 2 페이지
게시물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