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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브라이스턴 기술력의 총집약체

작성일 2021-05-27 10:11

본문


중급기 라인업을 평정할 제대로 된 통합형 제품의 등장

최근 들어서 여러 기기의 역할을 하나의 기기가 담당하는 통합형 제품이 물밀듯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소스기기가 네트워크 플레이어 역할을 겸하거나, 인티앰프가 DAC와 같은 소스기기를 내장한 제품이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예라고 할 수 있겠다.

통합형 제품은 여러 가지 기기의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자리를 적게 차지하고 간편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편리한 만큼 한계점도 분명한 편인데, 예를 들어 소스기기를 내장한 통합형 인티앰프의 경우 덩치 큰 스피커를 매칭하다가 원하는 재생음 퀄리티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통합형 제품의 경우 너무 크게 만들기엔 무리가 있는 상황이라 어느 정도 제한된 사이즈로 기획되기 마련인데, 그러다 보면 물리적인 사이즈의 한계로 인하여 출력 크기만큼이나 큰 덩치를 요구하는 파워 앰프 특성상 일정 이상의 출력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고 여겨진다.

게다가 필자의 경험으로는 통합형 제품에 내장되어 있는 소스기기의 품질은 그저 그런 구색 맞추기인 경우도 있었고, 생각보다 준수한 성능을 보여주어 제대로 된 물건이라는 생각을 들게끔 한 제품도 있었다. 하지만 뛰어나다고 하는 경우에도 단품 소스기기를 뛰어넘지는 못했는데, 브라이스턴에서는 이 점을 캐치하여 본 기를 기획한 듯싶다. 게다가 잠시 이런 생각이 스쳐간다. 내장 소스기기가 스테레오파일 A+ 클래스의 제품이 들어있다면 통합형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금상첨화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즉 통합형 제품에서 무리하게 파워앰프까지 수납하지 않은 제품이라면, 궁극적인 성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든다.

왼쪽부터 브라이스턴 BDA-3, BDP-3, BP-17³

오늘 리뷰의 주인공인 BR-20은 소스기기 역할을 하는 DAC 및 네트워크 스트리머 기능이 내장된 통합형 프리앰프 제품이다. 브라이스턴 제품을 예를 들어 설명드리자면, DAC부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스테레오파일 클래스 A+에 선정되어 명성을 떨쳤던 BDA-3의 엔진을 가져왔고, 네트워크 스트리머부에는 BDP의 최신 스트리밍 엔진이 탑재되어 있다. 다르게 말하자면, BDP+BDA 구성이었던 BDA-3.14에 아날로그 프리앰프가 결합된 제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아날로그 프리앰프부는 적당한 모델명이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다만 브라이스턴 프리앰프 라인업 상 BP-17³ 프리앰프의 개선된 버전이 내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프리단의 왜율 수치인 THD+N 수치가 0.0006% 이하인 특성을 보여주는데, 브라이스턴이 발매했던 기기들 중 최상급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BP-17³ 대비 훨씬 더 우수한 특성을 가졌다고 기대해 볼 수 있겠다.

그럼 지금부터 브라이스턴의 BR-20 프리앰프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외관 및 내부 살펴보기

사실 디자인 측면으로는 브라이스턴 기기들은 그리할 말이 많지는 않다. 튼튼한 만듦새를 자랑하는 두꺼운 알루미늄 아노다이징 처리 전면 패널이 있으며, 검은색 섀시로 마감한 외형은 브라이스턴 전 모델에 공통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어떤 제품을 보더라도 브라이스턴 제품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으며, 기본적으로 깔끔하고 무난한 외관을 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 하지만 본 제품은 서두에서 말씀드렸던 통합형 프리앰프이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버튼이 존재한다. 10개의 디지털 입력을 지원하는 소스기기가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각각을 선택하는 버튼이 1개씩 존재하고, 4개의 아날로그 입력을 위한 선택 버튼도 각각 존재한다.

볼륨부 주변에는 현재 볼륨 값을 표시해 주기 위한 흰색 LED가 볼륨 노브 주변으로 자리하고 있어 볼륨 조작에 따라 현재 볼륨 값에 해당하는 LED가 켜지는 방식으로 동작한다. 모터 드라이브 방식은 지원하지 않는 수동 방식이며, 볼륨 버튼 아래에는 뮤트 버튼과 전원 버튼이 존재한다. 전면부 표시 창은 현재 입력 상황을 표시해 주는 역할을 하며 조그만 사이즈로 미니멀한 느낌을 준다.

전면 중앙에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 녹색 LED는 현재 동작 모드를 표시해 주는 것으로 BDA-3에서 보던 것과 동일한 디자인의 LED 배열이며, 전면부 왼쪽 하단에 위치한 헤드폰 단자는 제조사의 설명에 따르면 상당히 공을 들인 부분으로, 저능률 헤드폰과 매칭되더라도 좋은 구동 특성을 보이도록 한층 파워풀하고 낮은 출력 임피던스 특성을 갖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이어서 후면을 살펴보면 통합형 제품답게 각종 단자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디지털 입력 방식은 AES/EBU 2종, TOSLINK 2종, COAX 2종, 그리고 HDMI 4포트를 구비하여 총 10개의 연결에 대응하고 있으며, HDMI의 경우 옵션 사양으로 구매 시에 추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아날로그 입력의 경우 RCA 2종, XLR 2종에 대응하고 있으며, 통합형 제품이지만 바이앰핑까지도 고려되어 아날로그 출력단이 2조가 준비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 밖에도 USB 단자를 구비하여 외부 네트워크 플레이어와 연결하거나 컴퓨터와 연결하여 네트워크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배려되어 있으며, 직접 USB 메모리 등을 꽂아서 파일 플레이도 가능하다. 자체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이용하려면 이더넷 단자를 통해서 네트워크 플레이 기능도 사용할 수 있으며 리뷰 원고를 작성하는 시점에는 아직 지원하지 않는 상황이지만, 향후 Roon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하니 이를 참고하실 필요가 있겠다.

다음으로 내부를 살펴보면 제대로 통합되어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인상을 받게 된다. 무엇보다도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보드 간의 철저한 분리로 인해 신호 간섭에 의한 왜곡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노력이 보인다. 그런 이유로 아날로그 입력 기판과 디지털 입력 기판, 디지털 프로세싱부가 각각 별도의 회로에서 격리되어 동작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회로는 BDA-3.14에서 보던 것과 유사한 제품으로 구성되어 있어 익숙한 구성인데, 프리부 회로가 추가됨으로써 다른 점이 발견된다. BR-20에 탑재된 프리앰프 회로부는 홈페이지 정보에 의하면 브라이스턴이 발매했던 프리앰프 중 최고의 성능을 달성했다고 자랑하는 문구(We can confidently say the new BR-20 is our best preamp ever!)를 찾아볼 수 있다. 본 기는 그런 문구에 걸맞게 우수한 왜율 측정치(THD+N : 0.0006% 이하)를 달성하였으며, DAC 직결 시스템과는 차별화된 성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더욱 놀라웠던 점은 아날로그 입력 보드의 분리 설계로, 다층 구조로 탑처럼 수직으로 쌓여있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이런 설계구조는 전반적으로 왜곡을 줄이고 제대로 된 통합형 제품을 만들기 위한 브라이스턴의 기술력이 집약적으로 투입된 기기라는 인상을 주었으며 본 기가 들려줄 성능에 한층 기대감을 갖게 했다.

내장 DAC의 스펙은 BDA-3와 대등하거나 그 이상인 부분이 있다. AKM 4490을 채널당 1개씩 동원한 것으로 알려진 BDA-3와 동일한 구성을 보이며, PCM의 경우 32비트 384Khz의 풀스펙을 지원한다. DSD의 경우 USB를 통해 DoP 방식으로 지원하거나 Native DSD를 HDMI를 통해 지원하며, BDA-3가 지원하던 DSD256(x4) 스펙을 뛰어넘어 DSD512(8x)까지 지원하고 있다. 아날로그 회로부는 클래스 A 방식의 독립적인 회로로 구성되어 있으며, BDA3에서 지원하던 업샘플링 버튼이 없는 것이 유일하게 BDA-3 대비 삭제된 기능이라고 할 수 있겠다.


들어보기

리뷰를 위한 시청은 2차례에 걸쳐서 진행되었다. 첫 번째 시청은 하이파이클럽 제 1 시청실에서 진행되었으며 코드의 휴고 M 스케일러와 TT2를 소스기기로 구성하고, 룬을 통해 타이달 음원을 스트리밍 재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매칭된 파워앰프로는 동사의 순정 조합인 28B³ 모노블럭을 동원하여 매지코 A3 스피커를 연결하여 시스템을 구성하였다. 이어서 진행된 두 번째 시청은 본 기의 수입원인 GLV에서 이루어졌으며, YG의 소냐 2.3i 스피커와 단 다고스티노의 프로그레션 파워앰프를 사용하고 오렌더 N30을 내장 DAC부에 연결하여 진행되었음을 밝혀둔다.

브라이스턴 BR-20을 들어본 소감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브라이스턴 사운드는 본 제품에서도 확연히 살아있다고 표현할 수 있겠다. 밀도감이 좋으면서 두툼하고 힘 좋은 사운드 특성은 본 기에서도 여전히 발견되었으며, 웅장한 느낌을 잘 살려서 곡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감을 스케일 있게 잘 표현하였다. 두툼한 음선에 적절한 무게감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은 전통적으로 브라이스턴 제품들이 보여준 것처럼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본기 대비 낮은 가격표를 달고 있는 제품들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강점으로 부각되었다. 무엇보다도 치밀하고 출중한 중저역 특성을 중심으로 묵직하고 두툼한 매력을 뽐내는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외부 소스기기를 연결하여 프리앰프로만 사용하여 들어보았을 때에는 코드 휴고 TT2와 M 스케일러의 특성을 왜곡 없이 잘 표현해 주어 왜곡 없는 사운드에 대한 강조 내용에 대해 수긍이 갔으며, 내장 DAC를 통해 들었을 때에는 BDA-3에서 경험했던 소리가 거의 그대로 재현되어 여러 가지 기기를 통상적으로 하나의 기기로 통합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성능 저하를 최소화시켰다는 느낌이 들었다. 본 기의 등장으로 BDA-3나 BDP-3, 그리고 BP 시리즈 프리를 구입하여 브라이스턴 풀세트를 이루기보다는 간편하게 본 기 하나를 구입하면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파워 매칭 부분에서는 브라이스턴 순정 조합에서는 브라이스턴의 장점이 극대화된 느낌으로, 무게중심이 아래로 내려가 안정된 재생음을 바탕으로 중저역의 파워풀한 표현이 인상적이었으며 중역의 밀도감이 충만하여 상당히 빼어나게 표현되었다. 단다고스티노 프로그레션과의 매칭에서는 순정 조합 대비 한껏 투명한 느낌을 바탕으로 하늘거리는 고역과 깨끗한 중역 맑은 저역 특성을 들려주었으며 프리앰프와 파워앰프 간의 성향이 적절히 상호보완되어 개인적으로 좋은 조합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시청을 위해 들었던 곡들 중 몇 가지 곡의 예를 들어 본 기의 시청평을 이어나가도록 한다.

Joe Morello - Take Five
Morello Standard Time

가장 먼저 Joe Morello의 Morello Standard Time 앨범에서 Take Five를 들어본다.

스네어 드럼과 킥 드럼의 느낌이 상당히 두툼하고 탄력적으로 들린다. 진짜 옆에서 드럼 스네어를 때리는 듯 생생한 타격감이 사실적으로 잘 전달되며, 저역에 담긴 파워풀한 에너지가 우수하게 전달되고 있다. 중저역이 밀도감이 없는 경우 뭔가 속이 빈듯한 느낌이 나는데, 본 기는 그런 단점 없이 속이 꽉 찬 밀도감 좋은 중저역 특성을 보여주어 흔히 접할 수 있는 입문기와는 클래스가 확연히 다름을 단박에 알 수 있었다. 반대로 조금 더 상급기와 비교해서 사운드 특성을 설명해보자면, 본 기의 사운드는 심벌즈 표현에서 조금은 위축된 소리가 난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본기 대비 몇 배의 물량 투입이 된 분리형 소스기기와의 비교에서 그렇다는 것이고, 본기의 사운드는 충분히 완성도가 높으며 기본적으로 힘이 좋은 장점이 더 부각되는 느낌이 든다. 다시 말해서 고역이 화려하게 치장하지는 않았지만, 군더더기 없이 표현할 것은 다 해주고 있는 묵묵함을 지녔다고 할 수 있겠다. 곡 중반 이후부터 이어지는 드럼 솔로는 상당히 파워풀하고 힘이 넘치는 사운드와 시너지가 나서 더욱 실감 나게 들리며 꽉 찬 느낌으로 중저역의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특성은 브라이스턴의 장기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James Blake - Limit To Your Love
James Blake

이어서 중저역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James Blake의 Limit To Your Love를 들어본다. 인트로 부분의 피아노 연주가 매우 굵직한 음선으로 다가오며, 보컬 부분을 지나 중간에 나오는 전자악기의 저역 에너지가 시청 위치로 거대한 파도를 그리며 밀려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전 곡에서 경험했었던 것처럼 이 곡에서도 드럼의 타격감은 상당히 좋게 들리고 있으며, 에너지가 넘쳐나는 중저역을 배경으로 청아하게 타격음이 시청 공간을 가득 매우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 밖에도 높은 해상력을 유지한 소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그 예로 중간중간 들리는 쉐이커의 표현이 마스킹되지 않고 잘 표현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본 기를 통해 들어보았던 타격감과 저역의 거대한 에너지 전달 능력은 중저역을 선호하는 분들에게 매우 짜릿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Anne Sofie Von Otter, Elvis Costello - The Other Woman
For The Stars

Anne Sofie Von Otter와 Elvis Costello의 For The Stars앨범에서 The Other Woman을 들어본다.

기본적으로 풍요로우면서도 적막한 느낌이 매우 일품이며, 호소력 있는 본 오터의 보컬이 색소폰 연주와 어우러져 상당히 기품 있고 매력적으로 들린다. 디테일은 상당히 잘 표현되고 있으며, 중반 이후의 실로폰 소리가 나오는 부분부터는 노래가 가진 여운과 느림의 미학이 잘 묘사되고 있는데, 매우 음악적인 뉘앙스를 잘 표현하는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장 DAC의 성능은 두께감이 유지되면서도 해상도 측면에서도 우수한 느낌으로, 통합형 DAC 중에서 가장 최정상의 실력을 가졌음을 알 수 있었다. 비슷한 가격대의 단품 DAC를 직결한 사운드와 비교한다면 본 기 쪽이 우수한 볼륨단으로 인해 좀 더 밸런스 좋은 재생음을 얻을 수 있다고 할 수 있는 상황으로 내장 DAC와 프리앰프의 볼륨단의 조화에 대해 칭찬해 주고 싶다. 본 기의 내장 DAC는 통합형 제품에 내장되어 구색 맞추기 용으로 쓸만한 정도가 아닌, 본격적인 소스기기라고 평해도 모자라지 않을 정도의 확실한 실력을 보여주었다. BDA-3가 스테레오 파일 A+에 올랐던 기억을 떠올리며 다음 곡으로 감상을 이어간다.

럼블 피쉬 - 비와 당신 (영화 '라디오 스타 '삽입곡)
Memory For You

마지막으로 영화 라디오스타 OST에 삽입된 럼블 피쉬의 비와 당신을 들어본다.

높은 S/N비로 인해 정숙한 배경 특성을 보여주면서 촉촉한 느낌의 메인보컬이 잘 표현되고 있다. 순정 파워와의 조합도 우수했지만, 개인적으로 단다고스티노 앰프와의 궁합도 상당히 좋은 것으로 느껴진다. 고역 부분에 약간 억세고 드센듯한 프로그레션 파워앰프의 성향과 브라이스턴의 밀도감 충만한 중저역 성향이 상호 보완적으로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어 완성도 높은 사운드를 들을 수 있었다. 촉촉한 느낌이 가미된 보컬의 음색이 매혹적으로 들리고 풍부한 느낌이 드는 중저역 표현은 상쾌한 고역과 맞물려서 음의 끝맺음이나 엣지감 표현 측면이 우수하게 표현되었으며, 다양한 기능이 통합된 제품이지만 왜곡이 낮은 프리부 볼륨단과 우수한 소스기기부가 시너지를 발휘해 분리형 기기 못지않게 충실한 재생음을 뽐내주었다.


리뷰를 마치며,

브라이스턴 홈페이지에 방문해 보면 본 기를 설명하기 위해 ‘얼티밋 오디오파일 허브’라는 표현을 동원하여 홈페이지에 소개하고 있다. 3가지 역할의 기기를 한 몸체에 담아낸 만큼 많은 기능이 통합된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표현이라고 생각되는데, 필자가 예전에 Ayre QX-5를 리뷰할 때나 BDA-3.14모델 홍보에 사용되었던 ‘디지털 허브’라는 용어를 떠올려 보면 본 기는 ‘디지털 허브’의 역할을 넘어 아날로그 입력에 대응하며 우수한 성능의 프리앰프를 내장하고 있기 때문에 ‘얼티밋 오디오파일 허브’라고 부르는 것이 무리한 표현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BR-20 프리앰프는 브라이스턴의 대표이자 공동 창업자였던 브라이언 러셀을 기리는 모델로, 그의 이니셜을 본따 네이밍 된 제품이다. 브라이언 러셀은 국내 오디오 쇼에도 빈번하게 방문한 이력이 있어서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인물로, 개인적으로 2014년 장충동 엠버서더 호텔에서 열렸었던 서울 국제 오디오쇼와 코엑스에서 개최되었던 오디오쇼에서 만나 얘기를 나눴던 기억이 있다. 상당히 큰 풍채를 자랑하며 재치 있는 유머감각을 자랑하던 유쾌한 사람이라는 기억으로 남아 있는데, 얼마 전 그의 타계 소식을 듣고 상당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보통 창업주를 기리는 제품을 만들 때에는 제작사의 기술력이 집약된 제품을 내놓기 마련인데, 본 기도 그와 마찬가지로 브라이스턴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이 집약되어 합쳐진 결정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스테레오 파일 A+등급의 소스기기부와 네트워크 스트리머, 그리고 우수한 프리앰프를 한 몸체에 담았으니, 그야말로 종합 선물세트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본 기 한 대만 있다면 액티브 스피커 하나만 추가해서 시스템을 단출하게 구성하는 것도 좋아 보이며, 일반적으로 파워앰프와 패시브 스피커를 통해 본격적인 분리형 하이파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겠다. 심지어 바이앰핑까지도 지원하고 있으니 거대한 스피커와의 매칭에서도 적절한 파워앰프만 준비된다면 통합형 제품이어서 갖는 불이익은 없다고 말할 수 있겠다.

두툼하고 밀도감 좋은 중저역을 선호하시는 분들께 본 기를 강력히 추천드린다. 브라이스턴의 개성 있는 사운드를 선호하시는 분들이라면, 주저 없이 믿고 들을 수 있는 제품이라고 단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중급 제품 라인업에서 시장을 평정할 매력적인 제품이 등장했다고 생각된다. 통합형 제품시장에 활력소를 불어넣는 기기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며 리뷰를 마친다. 

염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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