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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최정상급 네트워크 플레이어에 대한 해답

작성일 2021-05-27 10:36

본문


W20은 오렌더의 플래그십 모델로, 약 8년 전에 발매되었고 국내에서 보다 해외에서 먼저 이슈화되어 상당한 파급력으로 수년간 위세를 떨쳤다. 해외에서의 호평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뜨거운 반응으로, W20은 발매 이후 플래그십 모델로써 그 위상을 공고히 다졌고 수년간 롱런하는 장수 모델로 하이엔드 최전선에서 맹활약하였다.

하지만 몇 년간의 시간이 지난 이후, 플래그십 라인업 모델은 후속 모델의 등장이 있을 법도 했지만 기대와는 달리 신제품 소식은 없었고 긴 침묵 기간을 가졌다. W20이 완성도 높은 기기이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한동안 비교할만한 절대강자가 나타나지 않았기에, W20의 수명은 시장의 기대보다도 더 길게 유지되었는지도 모르겠다. W20은 발매 이후 약 6년여간의 시간이 흘렀고, 최상위 모델의 자리를 1년여 전에 등장한 W20SE에게 물려주고 현역 라인업에서 은퇴하기에 이른다.

왼쪽부터 오렌더 W20, W20SE

작년에 등장한 W20SE은 상당히 인상적인 성능을 보여주었다. W20을 직접 소유했었고, W20과 W20SE의 비교 시청 리뷰를 작성한 전력이 있는 필자에게는 W20SE는 뚜렷하게 전작 대비 차별화된 성능 향상을 보여주었고, 완성도가 대단히 높은 제품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하지만 이런 제품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출시가 조금 늦었는지 W20SE에 대한 국내에서의 반응은 생각보다 미온적이었다는 느낌이 든다. 왜냐하면, 전작 W20의 인기를 떠올려보았을 때 상대적으로 국내에서의 W20SE에 대한 반응은 W20이 출시했을 때의 반응 대비 기대치보다는 못 미친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무래도 기존 모델의 SE(Special Edition) 버전이 아닌 완전한 신모델을 고대해왔던 애호가분들에게는 W20SE는 조금은 아쉬운 면이 있었던 것 같다. 마치 대대적으로 일신된 새 모델의 등장을 열렬히 원했었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오렌더에서는 이런 오디오 애호가분들의 심정을 금세 알아차렸는지, 그에 부응하듯 최근에 N 시리즈 모델을 대대적으로 업데이트했고 2가지 모델, 즉 N20과 N30이 동시에 발표되었다.

이 중에서 오늘 리뷰의 주인공은 오렌더 N 시리즈의 기함급 모델인 N30이 그 주인공으로, 오렌더 최초로 전원 분리형 구조를 하고 있는 모델이다. 그럼 지금부터 오렌더 N30의 특징을 외관부터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외관 및 특징 살펴보기

N30도 오렌더 특유의 패밀리 디자인 아이덴티티는 그대로 계승되고 있다. 한눈에 봐도 오렌더임을 알 수 있는 외관으로, A10부터 도입되었던 대형 LCD 스크린이 본 기에도 적용되었다. 재생 시에 앨범 자켓 이미지가 대형 스크린에 뜨기 때문에, 재생 시에도 보는 즐거움이 상당하다. 이 외에는 전통적인 오렌더 디자인과 동일하므로 다른 특별한 점은 없다. 하지만 본 기에서 가장 큰 변화, 즉 외형상으로는 전원부가 분리되었다는 부분이 가장 큰 변화이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그밖에 다른 하드웨어적 특징을 설명해보겠다.

오렌더 N30의 주요 하드웨어적 특징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분리형 전원부 구조

N30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2개의 분리된 섀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디스플레이가 위치해 있는 전통적인 오렌더 기기 디자인을 하고 있는 부분과, 아무런 버튼 없이 알루미늄 덩어리처럼 보이는 부분으로 분리된 섀시가 서로 케이블로 연결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전형적인 오렌더의 디자인을 하고 있는 섀시 부분은 전원부로써, 이 부분을 먼저 살펴본다.

오렌더 N30 전원부 내부

전원부의 내부에는 전원과 관련 있는 부분과 전면 디스플레이 구동부 및 내부 저장소, 그리고 컨트롤과 관련 있는 부분이 수납되어 있다. 기기가 작동하려면 꼭 필요한 부분이지만 직접적인 오디오 신호 출력과는 거리가 있는 부분일 수 있는데, 이 부분이 작동할 때 노이즈가 발생할 수 있으며 오디오 신호 순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오디오 출력부의 순도 높은 신호 출력을 위해 앞서 언급했었던 노이즈 유발부들(하드디스크의 스핀들 모터가 야기하는 노이즈라던가, 디스플레이를 구동시키면서 발생되는 노이즈, 그리고 교류 전원을 직류로 정류하면서 발생하는 노이즈 등이 있다.)을 오디오 기판이 있는 오디오부에서 일정 거리를 두는 정도가 아닌, 물리적으로 완벽하게 격리된 다른 섀시에 위치하는 설계로 완전히 분리시켰다.

이런 분리형 구조는 네트워크 플레이어 카테고리에서는 유례가 없는 것으로, 울트라 하이엔드급 DAC 기기나 프리앰프 등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컨셉이라 할 수 있겠다. 소위 ‘Dirty BOX’의 역할을 하는 전원부는 파워코드와 인터넷 연결을 위한 LAN 단자가 존재하며 USB 케이블을 통해 외장 HDD나 USB 메모리 등을 연결할 수 있는 포트만이 있기 때문에, 익숙한 전면 디자인 대비 후면 디자인은 상당히 휑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전원부에서는 외부로부터 인가되는 교류 전원의 노이즈를 제거하고 깨끗한 DC 전원으로 변환하게 된다. 이후 전용 DC 단자를 통해 오디오부로 이를 전달하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전원 변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노이즈는 오디오 부와 철저히 격리되어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LAN 포트도 비슷한 동작을 하게 된다. 외부를 타고 들어온 노이즈가 포함되어 있는 LAN 신호는 더블 아이솔레이션 된 단자를 통해 노이즈와 신호를 트랜스를 통한 갈바닉 아이솔레이션으로 완전히 분리시킨 후, 전용 데이터 케이블을 통해 오디오부로 전달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외부 클럭 입력 및 각종 출력 단자가 위치한 오디오부 구조

오렌더 N30 후면. 상단이 전원부, 하단이 오디오부이다.

이어서 오디오 출력부를 살펴본다. 전면 디자인은 오렌더의 영문 음각 로고 외에는 아무런 표시도 없는 심플한 디자인을 하고 있다. 전면과는 대조적으로 후면은 상당히 많은 단자들이 위치하는데, 각종 출력 포트들은 이곳에 위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AES/EBU 포트는 1개만 위치하여 더블 전송을 지원하는 W20 시리즈와는 여전히 차별적이지만 나머지 사양은 동일하다. 이곳에서는 전원부로 인가받은 고품질의 DC 전원과 데이터를 인가받아서 순도 높은 오디오 신호를 출력해 주는 오디오 신호처리부가 존재한다.

오렌더 N30 오디오부 내부

오렌더 N30엔 고품질의 OCXO(Oven Controlled Crystal Oscillator)가 사용되었다.

오디오 재생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부분만을 오디오부로 하나의 섀시 안에 구성하였기 때문에 오디오 신호처리 외에 발생하는 노이즈에서 완전히 격리되어 자유로워질 수 있으며, 내부 격벽 처리를 통해 섀시 내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노이즈에 대해서도 엄격히 격리시키는 세심함을 보였다. 그 밖에도 W 시리즈에서만 사용되었던 특징들이 N30에 모두 반영되어 고품질의 OCXO가 사용되었으며 외부 클럭은 BNC 타입으로 연결되어 고품질의 클럭을 입력받아 정밀도를 높인 고품질의 동작이 가능하다. 연결 방식으로는 마스터 클럭과 워드 클럭 입력을 모두 지원하여 다양한 확장성에 대비하였다.

내부 사양의 업그레이드

더블 아이솔레이션 처리된 USB, LAN 단자

프로세싱 능력의 향상으로 AMD 듀얼코어 CPU에서 인텔의 쿼드코어 CPU로 바뀌었고 SSD 캐시의 사이즈도 480GB로 증가하였다. USB와 LAN 단자는 모두 더블 아이솔레이션 처리된 단자를 사용하여 외부 노이즈가 재생음에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N30에 적용된 튼실한 섀시 구조는 기기의 전반적인 성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하였는데, W 시리즈에서만 사용되었던 10T 두께의 튼실한 알루미늄 섀시가 N30에 그대로 이식되었고 상당히 묵직한 무게를 자랑한다.

10T 두께의 튼실한 알루미늄 섀시

(참고로 정식 제품 발매 전 시제품 상태에서, 본 기는 다른 N 시리즈와 같은 5T 두께의 섀시였으나 최종 버전에서는 강성 보강을 위해 섀시 구조의 변경이 있었다. 이런 변경사항은 기존 대비 드라마틱한 성능 향상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혹시 시제품을 들어보셨던 분들이라면 이를 감안하고 다시 경험해보시기를 권해드린다.)


들어보기

본 리뷰는 장시간에 걸친 시청을 통한 롱 텀 시청기이므로, 다양한 시스템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테스트가 이루어졌다. 기본적으로 본 기의 총판인 GLV에 있는 시스템(MSB 셀렉트 2, M500 파워, YG 소냐 2.3)과 필자의 자택 시스템(MSB 셀렉트2, 마크 53 파워, 락포트 Avior)이 주 테스트 시스템으로 동원되었고, 그 외에도 다양한 환경에서 추가 테스트를 진행하여 본 기가 재생음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점검해보았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N30이 지원하는 외부 클럭 입력 기능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도 가졌다. 워드 클럭으로는 dCS의 스카를라티 클럭을 준비했으며, 마스터 클럭으로 SRS의 루비듐 클럭을 준비하였다. 사용된 케이블로는 블랙켓의 트론 BNC 케이블을 통해 N30과 연결하였고 트랜스페어런트의 XL 밸런스 케이블과 MSB의 ProISL을 통해 N30과 MSB 셀렉트 2 DAC와 연결하였다. 테스트는 N30 순정상태로 감상하다가 여기에 워드 클럭을 인가하거나 마스터 클럭을 인가하는 등의 테스트를 진행하여 이를 통한 N30의 성능 향상 폭에 대해서도 자세히 살펴보았다.

오렌더 N30을 들어본 소감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기본적으로 오렌더 N30은 노이즈 플로어가 매우 낮고, 투명한 음 성향을 보이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재생음의 투명도는 그 제품이 가진 기본기와 충실도에 관련된 문제로, 필자에게는 개인적으로 가장 우선시되는 덕목이기도 하다. N30은 오렌더가 발매한 기기 중에서 유례없는 발군의 투명함을 자랑하였고, 낮은 노이즈 플로워 특성으로 최정상급 기기가 보여주는 정숙함과 함께 레퍼런스 기기에 요구되는 자질을 지녔음을 확인하였다.

투명함뿐만 아니라 재생 대역에서도 상당히 현격한 발전이 있었는데, 초저역부터 초고역까지 재생 대역에 제한이 걸려있지 않고 최정상급의 기기에서나 드러나는 저역과 고역 표현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큰 스케일의 무대를 재현하는 데 있어서 응축되거나 경직된 표현 없이 탁 트인 느낌과 온전한 무게감을 사실적으로 잘 표현해 주었다.

해상력 측면에서도 압도적으로 우수한 느낌이 들었고, 이는 앞서 언급했었던 낮은 노이즈플로워에 기인한 것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스피드 측면에서도 정확하면서도 상당히 빠른 특성으로, 최신예 하이엔드 기기가 추구하는 사운드의 방향과 일치하는 재생음 특성을 보여주었다. 이런 투명한 특성과 빠른 스피드, 높은 해상력, 낮은 노이즈 플로워 특성은 연결된 기기나 케이블의 성향을 고스란히 재생음에 투영되었고, 이런 현상은 어떤 조합의 시스템에서 본 기를 시청하더라도 공통적으로 발견되었다.

본 기를 평가하기 위해 상당히 장시간 동안 여러 시스템에서 시청을 진행하였는데, 시청을 거듭할수록 본기와 연결된 케이블이나 기기의 성향을 판단하기에 매우 용이한 장점이 있었다. 그만큼 N30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열려 있는 기기로써, 하이엔드의 최상단에 있는 기기들에서나 발견할 수 있는 특성이 발견되어 매우 인상적이었다. 원하는 재생음을 이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조합으로 변화무쌍한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히 맛보았으며, 열혈 오디오 애호가분들에게는 상당히 반가운 특성으로, 다양한 매칭을 통해 완성도 높은 사운드를 만들어나가는 재미가 있는 기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고해상도 음원을 들을 때의 쾌감이 기존 모델들 대비 확연히 좋아졌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겠다. 하이엔드 최상단 끝자락에 다다른 사운드를 만났을 때에나 느낄 수 있는 오디오적 쾌감이 매우 극대화된 느낌으로, 음원이 지닌 한계를 남김없이 전부 표현해 주는 느낌이 든다. 1세대 네트워크 플레이어들이 처음 등장했을 때 CD에 이 정도의 정보량이 숨어있었나 감탄하며 감상하였다면, N30을 통해서는 마스터 음원의 재생 품질의 빼어남이 돋보여서 마스터 음원에 이렇게나 대단한 정보가 숨어있다는 것에 감탄하게 되며, 기존에 소유하고 있던 음원들을 다시금 새로운 마음으로 전부 다시 감상하게끔 만들었다.

그리고 USB 포트의 출중한 품질도 빼놓을 수가 없는데,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있던 AES/EBU 인터페이스에 대해서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오렌더 N30에 탑재된 빼어난 USB 포트의 성능으로 PCM 방식을 제외한 다른 포맷의 마스터 음원(DSD, MQA 등)을 재생하는 경우에 대해서 만큼은, 잘 만들어진 USB 케이블이 상대적으로 AES/EBU 대비 강점을 가지고 있음을 절감하게 되었다. 그 결과 약 10여 종의 USB 케이블에 대해서 필자로 하여금 탐구해보게 되는 계기를 만들었는데, 그만큼 본 기가 들려주는 재생음은 시스템이 들려주는 재생음에 대해 남김없이 장점과 단점을 다 드러내주기 때문에, 완성도 높은 사운드를 만들어가기 위한 최적의 기기라고 평가할 수 있겠고, 다른 기기를 평가하는 데 있어서 상당히 훌륭한 도구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리뷰를 위한 시청은 기본적으로 외부 클럭을 연결하지 않은 순정 상태로 기본 성능을 점검해보고, 추가적으로 외부 클럭을 연결하여 성능 향상의 폭을 다양한 조건에서 실험해보았다. 리뷰 당시에 들었던 곡들을 소개하면서 N30 사운드의 특징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

Simon & Garfunkel - The Sounds of Silence
The Concert in Central Park (Live)

가장 먼저 Simon & Garfunkel의 뉴욕 센트럴 파크 라이브 공연 실황 앨범에서 마지막 트랙인 Sound of silence를 Qobuz 스트리밍을 통해 들어본다.

본 기의 재생음은 이전 모델들과는 개방감 자체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시작점 자체가 다른 기기라는 느낌이 들고, 공간의 재현 규모가 W20SE를 포함한 기존 모델들 대비 확연히 차이 나는 것이 느껴진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보면, 무대의 표현력이 상당히 양옆으로 훨씬 크게 표현되면서 그 안에 세세한 정보를 남김없이 표현해 주는 느낌이 든다. 스테이징 형성 능력 측면에서 대단히 우수한 기기라고 느껴졌으며, 대단한 해상력으로 어마어마한 관객의 숫자가 세밀하게 잘 표현되고 있다.

기존 모델들로 같은 곡을 들었을 때 표현해 주었던 관중의 규모나 관객 수 자체가 다르고, 박수 소리 자체가 훨씬 더 많은 사람이 동시에 모여서 치는 듯한 느낌으로 세밀한 입자감 표현이 탁월함을 느낄 수 있었다. 잔향음 처리도 상당히 우수하여 심지어 멀리서 들려오는 관객의 함성도 상당히 자연스러우면서도 좀 더 아득하고 멀게 느껴져서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이런 우수한 성능은 낮은 노이즈플로워를 기반으로 초저역부터 초고역까지의 표현능력이 향상된 것에 기인해 보인다.

확실히 이전 모델들 대비 음의 대역이 탁 트여 있고, 투명하면서도 탁월한 초고역 특성은 녹음 당시의 현장에 감도는 앰비언스 표현이 상당히 생생하고 사실적으로 전달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즉, 본 기를 통해 재현되는 현장감은 흡사 해당 공간을 충실히 재현하여 시청 공간의 공기 자체가 달라지는 느낌이 들 정도로 생생하게 재현된다. 초고역 뿐만 아니라 제약 없는 저역 표현 능력은 함께 시너지를 이루어 음원이 지니고 있는 온전한 규모를 잘 표현해 주고 있다.

The Weeknd - I Feel It Coming (feat. Daft Punk)
Starboy

다른 측면에서의 평가를 위해 이번에는 조금 다른 성향의 곡을 들어본다. 재생음에 표현되는 저역의 스피드와 곡이 지닌 다이내믹과 그루브한 느낌을 얼마나 잘 살려주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The Weekend의 Starboy 앨범에서, 맨 마지막 곡인 I Feel It Coming을 들어본다.

N30이 들려주는 소리는 최신예 하이엔드 기기에서 추구하는 스피드감 측면에서 이전 기기들 대비 확실한 향상이 있음을 보여준다. 저역의 스피드가 상당히 빠르면서 해상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정확한 표현을 해주고, 뭉쳐있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상당히 산뜻하면서도 곡이 지닌 그루브한 느낌이 잘 전달되어 흥겨운 마음이 든다. 압도적인 정숙함과 투명함은 앞서 들었던 곡에서와 공동적으로 느껴지는 본 기의 대표적인 장점으로, 전작 모델들이 정보가 노이즈에 마스킹 되어 잘 표현되지 않는 느낌이라면 N30은 낮아진 노이즈플로워로 인해서 곡에 수록되어 있는 정보가 남김없이 다 드러나는 타입의 재생음이었다.

또한 이전 모델은 필자의 시스템에서 조금 둔중하고 느리며 과한 에너지감이 있다는 인상이 들 때가 있는데, N30은 전반적으로 탁 트인 고역으로 인해 열려있는 느낌과 더불어서 산뜻하면서 경쾌하고, 스피드가 빠른 저역 특성을 보인다. 이런 특성은 좁은 공간에서 기기를 운용하시는 분들에게는 상당히 반길만한 특성으로, 전작 플래그십 모델이 과하다거나 부담스러운 느낌을 받으셨던 분들에게는 본 기의 특성이 훨씬 더 취향 저격으로, 안성맞춤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라 예상한다.

이제 외부 클럭을 연결하여 다양한 음원으로 N30이 외부 클럭을 받았을 때의 어느 정도 재생음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다루어보도록 하겠다. N30은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외부 클럭 입력단자를 통해 2가지 종류의 클럭, 즉 마스터 클럭(10/12Mhz)과 워드클럭(44.1/48/88.2/96.176.4/192Khz)을 입력받을 수 있다. 가장 먼저 dCS 스카를라티 클럭으로 44.1Khz 워드클럭을 입력한 채로 음원을 감상해보도록 한다.

Oscar Peterson Trio - You Look Good To Me
We Get Requests

가장 먼저 Oscar Peterson의 We Get Requests 앨범에서 You Look Good To Me를 들어본다. 먼저 클럭을 연결하지 않고, 순정상태의 N30으로 들어보면 정숙한 노이즈플로워를 바탕으로 빛나는 트라이앵글 소리와 적절한 저역 양감과 현의 질감이 드러나는 더블베이스, 그리고 피아노의 조화가 매우 우수하게 표현된다.

여기에서 클럭을 연결하면 좀 더 고역 특성이 매끄러우면서도 훨씬 정세한 표현이 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역의 윤곽이 훨씬 더 잘 묘사되고 있으며, 저역의 반응이 상당히 정확하면서 잘 통제된 느낌이 든다. 정밀도 높은 클럭과 본 기가 동기화되는 경우, 훨씬 더 정밀하고 포커싱이 좋아지며 저역 표현능력이나 에너지감 표현에 있어서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의 음을 들려주게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워드 클럭 연결만으로도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지만 워드 클럭 대신에 마스터 클럭을 연결하여도 연결한 클럭의 특성이나 연결된 BNC 케이블의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나게 된다. 블랙캣의 트론 케이블의 경우 포커싱이 좋으면서도 투명하고 정보량이 올라가는 느낌이 상당히 좋았으며, 쿠발라소스나 BNC의 경우 쿠발라소스나 특유의 중립적인 느낌과 함께 두툼한 특성이 재생음에 반영되는 것을 잘 느낄 수 있었다.

향후 오렌더에서 클럭을 발매할 예정이라는 소문이 있는데, 필자가 테스트한 dCS 클럭이 아닌 오렌더의 순정 클럭을 연결하게 된다면 훨씬 더 시너지가 있는 음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감이 생긴다.

Dick Hyman
Hyman: From The Age Of Swing, Ahlert: Mean To Me

From The Age Of Swing

이어서 dCS 스카를라티클럭을 마스터 클럭과 동기화시켜 교정한 후 이를 N30에 입력하여 들어본다. 이번에는 Dick Hyman의 From The Age Of Swing 앨범에서 From The Age Of Swing과 Mean To Me를 마스터 음원으로 들어보면, 깨끗하고 투명한 재생음은 이 앨범을 재생할 때 가장 장점으로 다가온다.

외부 클럭과 동기화된 사운드는 상당히 환상적이어서 본 앨범을 이렇게 집중해서 감상한 전례가 없을 정도로 음악에 빠져들어 감상하게끔 했다. 이전에 접했었던 많은 기기들이 있었지만 이전 경험들 대비 압도적으로 본 기의 재생음이 악기의 현장감이나 생생함이 고스란히 시청 위치로 전달되었으며, 곡이 주는 흥겨움이 잘 전달되어 곡에 집중하여 감상할 수 있었다.

From The Age Of Swing에서는 피아노 연주와 드럼의 연주가 어우러진 사실적인 현장감이 생생하게 전달되었으며, 시원하게 탁 트인 고역은 압도적인 정보량 표현으로 디지털 음원의 장점을 유감없이 잘 표현해 주고 있었다. 이어서 감상한 Mean To Me에서의 알토 색소폰의 표현력도 이전 곡과 마찬가지로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되고 있으며, 스테이징이나 무대의 깊이 표현이나 악기의 정위감도 우수하게 잘 표현되고 있어 생생한 느낌의 연주와 함께 라이브 현장에 있는듯한 착각이 들게끔 한다.

본 곡은 샘플링레이트가 88.2 또는 176.4Khz로써, 44.1 계열의 워드클럭을 넣어주면 되는 상황이지만 스카를라티 클럭의 출력을 44.1이나 88.2를 바꾸어서 넣어보며 재생음을 비교해보면, 44.1 대비 88.2 세팅에서 좀 더 포커싱이 향상되고 생동감 있는 표현력으로 개선점이 있는 것이 감지된다. 상황마다 조금씩 다른 세팅을 주면 변화하는 소리는 상당히 예민하게 반응하여 이리저리 운용해보는 재미가 있어서 즐거움을 주었다. 

이외에도 상당히 다양한 곡들을 오랜 시간 동안에 걸쳐서 감상했으며, 본 기를 운용하면서 최적의 성능을 이끌어냈던 운용상의 팁을 몇 가지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리스닝 전용 모드의 활성화

크리티컬 리스닝 전용 모드는 오디오 플레이에 직접적으로 관여된 부분만을 제외하고 전원을 차단함으로써 순도 높은 재생음을 추구할 수 있는, 음질과 관련된 매우 중요한 옵션이다. 오렌더 컨덕터 앱에서 고급 설정 2에 들어가면 맨 하단에 리스닝 전용 모드라는 메뉴가 있는데, 이 메뉴를 켜기로 활성화시키면 외부 디스플레이에 앨범 자켓 표시와 앨범 이름, 곡 제목 등의 표시가 중단되고 전원이 차단되게 된다.

이 기능은 재생음의 전반적인 성능이 향상됨을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는 옵션으로, 노이즈 플로워 특성이 좋아져 좀 더 깨끗하고 적막한 배경을 바탕으로 정보량이 압도적으로 증가하는 장점이 있다. 저역의 양도 늘어나고 스케일 표현에 있어서 매우 유리해지고 사운드의 완성도가 차이 나게 되므로 음질을 위해서는 꼭 활성화되어야 하는 옵션으로 보인다.

이 옵션이 활성화되어야지만 본 기는 제 성능을 낸다고 할 수 있어서 리뷰를 위한 시청은 이 옵션을 항상 활성화시킨 상태에서 진행하였음을 밝혀둔다. 이 옵션의 활성화 유무에 따라 매우 잘 만들어진 전용 트랜스포트의 느낌이 나기도 하기 때문에 음질을 위해서는 외부 디스플레이를 기꺼이 포기할 수 있었고,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꼭 켜고 듣는 것을 권장 드린다.

Play/Pause 옵션에서 Fade In/Out 기능의 비활성화

이 옵션은 곡 시작 시에는 서서히 볼륨이 커지게 하거나 다른 곡으로 전환하게 될 경우 음이 급격하게 변하여 전환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볼륨 조절 옵션으로 편리한 기능이지만, 이 기능을 끄고 사용하면 음이 한 꺼풀 벗겨지며 좀 더 투명한 사운드를 들을 수 있게 된다.

외부 클럭 사용 시 배수 클럭이 아닌 원 클럭의 사용

외부 클럭을 인가할 시에는 가급적 동일 클럭을 넣어주는 것이 성능상으로 우위를 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즉, 88.2Khz 샘플링의 PCM 음원을 감상할 경우 약수에 해당하는 44.1Khz나 88.2Khz 모두 클럭 입력으로 넣어줄 수 있지만, dCS 스카를라티 클럭의 경우 44.1Khz를 넣어주어 사용하는 것 대비 88.2Khz를 직접적으로 넣어주면 좀 더 해상력이 돋보이면서 성능이 좀 더 향상된 느낌이 들었다. 다른 클럭의 경우에는 결과가 달라질 수 있지만 필자가 dCS 클럭과 테스트했을 때의 결과는 여러 곡을 통해서 공통적으로 확인한 결과로, 이를 참고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


리뷰를 마치며,

오렌더에서는 30이라는 숫자를 모델에 부여한 전례가 없었다. 그런 대표적인 사례로는 W20SE가 발매되었을 때가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겠다. W20SE는 W20대비 많은 성능 향상과 변화가 있었지만 W25나 W30이 아닌 W20의 SE, 즉 ’Special Edition’이라는 명칭을 부여한 것으로, 쉽사리 상위 모델이라는 느낌의 숫자를 허락하지 않는 오렌더의 제품 네이밍 정책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제품명에 20 이상의 숫자가 부여될 때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히 클 수밖에 없고, 30이라는 숫자가 사용된 본 기에 대한 기대감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오렌더 N30은 수차례의 걸친 개발과정에서의 축적된 오렌더의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기대치를 뛰어넘은 완성도 높은 제품으로 등장하였다. 쉽사리 허락하지 않던 30이라는 숫자를 모델명에 사용할 만큼의 도약을 보여준 기기라고 생각된다. 적절한 케이블 매칭과 외부 클럭 세팅으로 잘 세팅된 본 기의 실력은, 개인적으로 이보다 훌륭한 스트리밍 기기는 세상에 전례가 없다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다.

본 기의 등장 이전에 필자는 구형 W20을 구입하여 사용하다가 네트워크 플레이어에 대해 약간 스트레스를 받아서, 변수가 적은 CD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네트워크 플레이에 비중을 줄이고 있었다. 최근의 기술 발전에 비해 구형 모델이 갖는 한계는 명확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네트워크 플레이를 외면하기에는 마스터 음원 재생이나 스트리밍 감상에서 제약이 생기기 때문에 무턱대고 외면할 수는 없는 실정이라 고민이 컸었다. 이런 고민은 필자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본 기와 같은 완성도 높은 소위 끝판왕 기기의 등장은, 필자에게는 단비와 같은 제품으로 강렬한 소유 욕망을 자극했다. 리뷰어 이전에 필자도 오디오 애호가로서의 입장으로, 기기를 접한 순간 ‘이건 놓치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번쩍 드는 경우가 있는데 본 기가 그런 경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겠다. 본 기를 발매 전 시제품부터 최종 버전까지 꾸준히 테스트를 진행했었던 필자의 입장으로써는, 본 기 없는 필자의 시스템은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결국은 제품을 직접 구입하기에 이르렀다.

본 기는 필자의 시스템에서 최정상급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평가하기 위한 훌륭한 레퍼런스 기기로 수년간 애용될 것 같다. 과거에 W20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이 카테고리에서는 본 기만큼 독보적인 존재감을 내뿜는 모델은 없다고 생각된다. 그렇기 때문에 구입을 결정하는데 별다른 고민이 없었다. 그만큼 훌륭한 기기라는 것에 대한 확신이 단박에 들었다.

N30은 오렌더를 대표하는 기기로 수년간 활약할 것임을 확신한다. N 시리즈의 최고봉 모델로써 본 기는 네트워크 플레이어 계의 수작이라고 칭하고 싶다. 빼어난 성능만큼, 많은 분들이 체험해보고 그 우수성을 직접 경험해보셨으면 한다. 본 기는 네트워크 플레이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획기적인 모델로써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라 확신한다. 쉽지 않은 가격의 제품이지만 울트라 하이엔드 재생 품질을 추구하시는 분들에게는 사실상 대안이 없는 제품으로, 강력히 추천드린다.

염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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